ROAD TO ANFIELD - 2

[이 글은 이전 블로그에서 옮겨진 글입니다]

 

빠르게 2편을 써봅니다!

지난번에 빼먹은 내용이 몇 가지 있어서 그것만 간단히 적고

본격적인 멘붕 얘기를 해볼게요 ㅋㅋㅋ

 

먼저 제목인 "ROAD TO ANFIELD"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자주 들어보셨겠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 결승전 장소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문구입니다.

예를 들어 리버풀이 우승했던 18-19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기에

아래 그림과 같이 ROAD TO MADRID 라는 문구를 사용했었죠

18-19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표(출처: UEFA 홈페이지)

축구 얘기다 보니 이 문구에서 착안해 글 제목을 ROAD TO ANFIELD로 지어봤습니다!

 

그리고 티켓 예매는 스텁허브를 사용했습니다.

가난한 학생이었기에 제일 가격이 싼 Longside Upper Tier로 예약했구요.

티켓 수령 방법은 후에 자세히 설명드리겠지만

처음에는 배송해줄 것처럼 메일이 오지만 결국 특정 장소에 가서 시즌권을 픽업하고,

관람 후 반납하는 식으로 진행했네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인 멘붕 얘기를........

워낙 옛날 일이다 보니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는데

2018년 8월 24일에 태풍 기사도 있었더라구요... 워....

기사를 보니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났네요

전날부터 홈페이지 들어가면서 스케줄 바뀌지 않았는지 계속 확인하고

태풍은 어디쯤 있나.... 내일 오후엔 어디쯤 있을까 계속 들여다 봤네요

전날 밤까진 날이 좀 흐렸는데 당일엔 그래도 꽤나 날씨가 갰던 걸로 기억합니다

태풍이라는 자연재해를 넘어섰으니 이제 날 막을건 없다! 하면서 신나게 간 공항

그리고 비행기 자리에 앉아서부터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

룰루랄라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발이 좀 늦더라구요

에이 곧 가겠지~ 하는데 기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정확한 사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중국 상공을 지나갈 수 없어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뉘앙스의 방송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뭐... 10분? 20분? 정도 늦어지겠지?' 같은 생각을 하던 찰나

"예상 지연 시간은 1시간 30분...."

???????????????????????????????????????????????????????????????????

난 다음 비행기까지 텀이 2시간 40분인데... 1시간 반을 빼면 1시간 10분.... 짐 찾고 체크인하고...? 이게 되나?

내리자마자 뛰어가면 어떻게든 되려나?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해주겠지?

진짜 온갖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ㅋㅋㅋ 혹시나 놓치면? 어떻게든 영국에 가는게 맞나? 영국에 가면 리버풀에 갈 수 있나? 영국에 안가면 이탈리아에서 뭘 해야하지? 등등등

제 기억이 잘못된 건가 싶어서 실시간 운항정보 사이트에서 그날 비행기 현황을 봤는데 ㅋㅋ

거의 두시간 지연! 와 신난다!

거의 두시간이 지연됐었네요 ㅋㅋㅋ

저 시간동안 좌석에 앉아서 흘러내리는 멘탈을 주워담으며ㅠㅠㅠㅠㅠㅠㅠ

이탈리아에서 있을 일정을 준비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불안해서 핸드폰으로 이탈리아-영국 비행기 찾아보고ㅠㅠㅠㅠㅠㅠ

영국 내에서 리버풀 가는 기차 찾아보고ㅠㅠㅠㅠ

별 난리를 다 쳤지만 그런다고 비행기는 출발해주지 않죠... 체념하고 하늘에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여차여차 비행기는 출발했고

그럼 내가 공항에서 내려서 할 일을 최소한으로 줄여야겠다! 라는 생각에 유심칩이라도 갈아끼워 두려고 했습니다.

유심트레이를 꺼내는데

?????????????????????????????????????????????????????????????

트레이가 부러졌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게다가 LG G6는 아래 사진처럼 마이크로 SD카드도 유심트레이에 함께 장착되는거라

마이크로 SD카드 인식도 안되더군요

유심트레이도 따로 파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크로 SD카드엨ㅋㅋㅋ 교통편ㅋㅋㅋㅋ 닼ㅋㅋㅋㅋㅋ 캡처해뒀는뎈ㅋㅋㅋㅋㅋㅋ

진짜 일이 안풀리려니 이렇게도 안풀리는구나 하면서 서럽ㅠㅠㅠㅠ

스튜어디스 분들께 혹시 테이프 없으시냐고.. 어떻게든 붙여서 넣으면 될거같은데....

하지만 죽어버린 유심트레이는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자 그럼 내가 이제 할 수 있는 일인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없더라구요 하나도 ㅋㅋㅋㅋ 단 하나도!!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구멍은 있다!

노트북으로 일정 준비하다가 문득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이 있다는게 생각났어요

서피스 사랑합니다ㅠㅠ 마이크로소프트 사랑해요ㅠㅠ

허겁지겁 SD카드를 끼워서 캡처해둔 교통편을 다 찍었습니다ㅋㅋㅋ 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된게 아니죠 저는 리버풀에 가야하는데!

근데 비행기 좌석에 있는 모니터에 도착 예정 시간이 생각보다 빠른거에요

어? 계산이 잘못됐나? 원래 도착 예정 시간이랑 별 차이 없는데? 난 두시간 지연인데? 뭐지?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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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2시간 가까운 지연이었지만 실제 늦어진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ㅋㅋ

체크인 다 하고 느긋하게 아래 사진을 찍은게 기억나거든요 ㅋㅋㅋㅋ

지인들한테 나 리버풀 갈수있다고 난리치면서 ㅋㅋㅋㅋㅋ

두번째 모니터 아래에서 두번째 비행편이 제가 탈 Liverpool행 비행기입니다😆😆😆😆😆😆

진짜.... 세상 난리를 다 치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다행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1시간이었어도 조금 서둘렀으면 충분히 갔을 것 같은데 ㅋㅋㅋ

인터넷 글들을 보고 너무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고생 끝에 감동은 두배인 법 ㅠㅠㅠㅠㅠ

비록 와이파이밖에 잡을 수 없는 핸드폰이지만 손에 꼭 쥐고 리버풀로 갔습니다.

한시간 반 정도의 비행 끝에 드디어!!!!!! 리버풀 존 레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WELCOME TO LIVERPOOL, 반팔 입고 벌벌 떨면서도 너무 기뻤어요ㅠㅠ

이 다음부턴 아주 순조로웠습니다.

비록 미리 알아본 버스편이 이미 끊겨서 공항에서 난생 처음으로 영국 택시를 탔던 것

호텔에 도착했는데 너무 늦은 시각이라 주인분이 문을 늦게 열어주셔서 밖에서 오들오들 떨던 것

이런건 비행기 연기 멘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아늑하고 행복했던 호텔 사진을 올리면서 멘붕 그 자체였던 2편은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리버풀 Palatine Hotel.... 고생 끝에 낙이 온다규😍

3편부터는 소소한 리버풀 사진들과 안필드 사진을 올려보도록 할게요!